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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ㅈㅇ, 나는 자웅동체다

하늘소라 (202.♡.44.95) 0 2358 0 0 2018.12.16

여자ㅈㅇ, 나는 자웅동체다  

 

그를 위해 준비한다. 왁싱을 할 용기는 없고 샤워를 하며 조심스럽게 면도기로 왁싱을 한다. 분명 조금만 다듬으려고 했는데 다듬다 보니 민둥산이 되었다.

 

여자ㅈㅇ, 나는 자웅동체다
 

 나도 나의 속살을 처음 봤다. 다들 왁싱 후기를 보면 뽀얗고 예쁘다던데 나는 내 것이 징그럽기만 하다. 정말 벌거벗은 기분이라는 말이 딱 이러한 상황을 두고 말하는 것 같다. 평소에도 옷을 잘 입고 있지 않아서 알몸에 대해 부끄러움이나 특별한 무언가를 느낀 적이 없었는데 민둥산이 된 그곳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조심스레 손을 대어 본다. 면도기로 밀어서 일까? 약간은 까끌까끌하다. 거뭇거뭇한 것 같기도 하고, 이왕 하는 거 뽑아 버릴걸 그랬나 후회도 된다. 그러면 그에게도 오동통 붉은 빛의 그것을 선물할 수 있었을까? 더 매력적이었을까라고 잠시 생각해 본다. 이미 돌이킬 수 없다. 어쩌면 살짝 까끌 까끌한 내 그것에 입을 댄 그 역시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나름 위안을 삼아 본다.

 

자꾸 만져보니 까끌까끌한 느낌이 꼭 그의 턱수염 같다. 나도 모르게 묘한 감촉에 자꾸 문지르게 된다. 손은 점점 아래로 내려간다. 아.. 이제 슬슬 준비하고 출발해야 하는데... 마음과 다르게 손이 점점 더 내려간다. 샤워를 하고 나와서 축축한 걸까? 아니다 물보다는 조금 더 끈적거리는 게 만져진다. 미끌미끌 그리고 까끌까끌. 나는 여성도 남성도 아닌 그 중간 무언가가 된 기분이다. 갑자기 자웅동체라는 단어가 생각나면서 웃음이 난다. 내가 꼭 달팽이가 된 것만 같다. 미끈미끈 그리고 까끌까끌

 

다시 집중한다. 손을 아래로.... 이제는 질퍽거린다. 좋다. 사실 그가 만져줄 때보다 내가 만질 때가 더 좋다. 그는 내가 내 것을 만지는 모습을 좋아한다. 부끄러운 척하지만 그가 요구할 때면 나는 내심 기쁘다. 나도 그도 온전히 기쁠 수 있는 시간이다. 그가 앞에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질퍽거린다. 자연스럽게 허리가 움직인다. 아무도 없는 데 나도 모르게 요염하게 움직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손은 가슴을 아래서부터 위로 쥐어 올려 꽉 쥐어본다. 꽉찬 B컵. 크지는 않지만 제법 커진 가슴을 모아 쥐면 꽤 크게 느껴질 때도 있다. 지금이 그 순간이다. 

 

여자ㅈㅇ, 나는 자웅동체다
 

전화가 울린다. 그다. 하지만 난 지금 해야 할 일이 있다. 그의 전화번호를 게슴츠레 뜬 눈으로 보면서 계속 나를 사랑해 준다. 애타게 기다리는 그의 모습을 생각하니 묘한 쾌감이 든다. 더욱 박차를 가한다. 살짝 입술을 벌려 나지막이 작은 탄성을 내어 본다. 하아.... 그리고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나는 내 안으로 들어와 또 다른 내가 된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때로는 격렬하게 나를 사랑해 준다. 아아... 그가 날 사랑할 때 이런 기분일까? 다시 자웅동체.... 안되겠다. 빨리 집중하고 끝내야겠다.

 

그와의 뜨거운 체위들을 생각한다. 그와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체위를 상상한다. 그리고 입 밖으로 그가 한 번도 내뱉지 않았던 말들을 상상 속에서 말해준다. 나는 더욱 뜨거워지고 마지막을 향해 달린다. 다시 그의 전화가 울린다. 딱 좋은 타이밍이다. 계속 전화 걸어줘. 끊지 말아줘. 그의 애타는 전화가 사정하기 전 그의 마지막 움직임 같다. 이제 곧 끝에 다가간다. 상상 속의 그는 점점 더 거칠어진다. 내 허리도 이제 활처럼 휘어 묘기를 부른다. 그리고  작은 탄성.. 아악....아....아...아....

 

그리고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오빠. 나 방금 씻고 나왔어. 금방 나갈게요. 조금만 기다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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