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의 속박
MASTER의 속박
경희는 점심을 먹은 후 사무실에서 커피 한 잔을 들고 상담을 하고 있었다.
수경이 다가와 장난스럽게 물었다.
“경희 너, 요즘 들어 무지 피부가 고와진 것 같다. 비결이 뭐니?”
경희는 살짝 웃으며 대충 얼버무렸다.
“비결은 무슨… 이젠 독신으로 살기로 마음을 비워서 그런가 보지.”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1시에 메일을 보낸댔지.’
경희는 조용히 메일을 띄웠다. 수경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master입니다. 지금 당장 팬티를 벗어요. 지금 당장. 그리고 다시는 팬티와 팬티스타킹을 입지 말아요. 앞으로는 밴드 스타킹만 입으세요.]
경희는 순간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master의 메시지는 거절하기 힘든, 거의 명령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두 상담하느라 바빴다. 경희는 심호흡을 한 뒤, 조심스럽게 치마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만약 누군가 고개라도 돌린다면…’
그녀는 떨리는 가슴을 달래며 팬티와 스타킹 고무줄을 잡았다. 다시 한번 주변을 살핀 후, 재빨리 아래로 끌어내렸다. 책상마다 칸막이가 있다는 것이 그토록 다행스러웠다.
발목에 걸린 팬티와 스타킹을 신발을 벗고 조심스럽게 완전히 벗어냈다. 경희는 이마에 맺힌 땀을 손으로 훔치며, 지금의 자신을 돌아보았다.
‘내가 요즘 왜 이러지? 시킨다고 하고…’
그러면서도 어느 때부터인가 master가 주는 과제를 십계명처럼 받들고 있었다.
치마 속으로 실내의 기온이 그대로 느껴졌다. 자유로움. 그리고 사회적인 관념에서 벗어난 듯한 강렬한 일탈감. 스릴과 오르가즘은 정말 비례하는 것일까? 경희는 고객과 상담을 하면서도 노팬티의 그 자유로움과 금기된 쾌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퇴근 후 모처럼 팀별 회식이 있었다. 1차는 숯불구이 집. 방에 들어가 앉자마자 짧은 치마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 경희는 외투로 치마를 살짝 덮고 애써 태연한 척했다. 오늘따라 수경과 미연은 유난히 술을 권했다.
어쩔 수 없이 받아 마신 게 탈이었다. 3차 나이트까지 이어지자 수경과 미연에게 이끌려 정신없이 춤을 추었다. 특히 수경은 경희와 함께 춤추기를 원했다.
네 곡 정도 댄스곡이 흐른 뒤, 블루스곡이 흘러나왔다. 수경은 들어가려는 경희의 손을 끌어당겼다.
“나랑 블루스 한번 땡겨야지.”
수경은 그녀를 끌어안았다. 흐릿한 조명 아래, 저음의 레너드 코헨 곡에 맞춰 두 사람은 블루스를 추었다. 수경은 술에 취했는지 경희의 등을 여기저기 쓰다듬었다. 그러다 손이 점점 내려가 경희의 엉덩이를 만졌다.
갑자기 수경이 경희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놀란 듯 말했다.
“경희 너, 지금 노팬티니?”
경희는 얼굴을 붉히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수경에게서 손을 풀고 화장실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찬물을 얼굴에 적시며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것을 후회했다. ‘수경이가 소문내고 다니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스쳤다.
그때, 뒤에서 나지막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나도 노팬티로 다녀. 하지만 너 같은 새침데기가 속옷을 안 입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걸.”
집에 돌아온 경희는 메일을 확인했다.
[master입니다. 오늘도 약속을 어겼군요. 벌을 주어야겠군요. 오늘의 과제입니다. 경비실에 전화해보세요. 그 소포의 내용물을 이제부턴 밤마다 착용하고 자야 합니다.]
경희는 비틀거리며 인터폰을 들었다.
“예, 경비실입니다.” “저에게 소포 온 것 있나요?” “예, 제가 가지고 올라가겠습니다.”
잠시 후 경비가 라면 상자 반만 한 소포를 가져다주었다. 소포를 뜯자 하얀 밧줄, 개 목줄, 목걸이, 가죽 채찍 같은 것들이 나왔다. 그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경희는 대강 알 것 같았다. 왠지 모를 자극에 몸이 떨려왔다.
‘아… 내게도 마조키즘이 있는 것일까?’
경희는 벌거벗은 후, 빨간 개 목걸이를 목에 감았다. 목걸이에는 고리가 달려 있었다. 개 목줄을 연결해보았다.
화장대 앞으로 다가간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정말 한 마리의 암캐였다. 잔뜩 풀린 눈에는 색스러움이 진하게 배어 있었고, 하얀 목에 투박한 빨간 개 목걸이는 보기만 해도 강렬한 자극을 주었다.
경희는 견딜 수가 없었다. 벌써 애액이 다리를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냉장고를 열고 소시지를 꺼냈다.
“아……으으흠………” “쑤걱쑤걱……”
질을 왕복할 때마다 질에서 음란한 소리가 났다.
“쑤걱쑤걱……”
“아…… 으음…… 으……”
침대에 다리를 벌리고 누워 소시지로 자위를 했다. 화장대 거울은 아무 여과 없이 개 목걸이를 한 그녀의 자위 행위를 적나라하게 비추고 있었다.
“으…… 아…… 으~~…… 아하……”
몸이 출렁일 때마다 쇠줄이 몸 위에서 꿈틀거렸다. 차가운 금속의 느낌이 진저리를 치게 했지만, 그 자극이 싫지는 않았다. 경희는 일부러 쇠줄을 질구에 갖다 대었다. 더욱 강렬한 느낌이 밀려왔다.
그녀는 몸을 비틀며 소시지를 더욱 깊이 밀어 넣었다.
“아하…………으으…… 아학…………음……”
마침내 경희의 몸은 침대 위에 축 늘어졌다. 밤마다 이렇게 뜨겁게 달아올라 쾌감을 즐기는 자신에게 놀라면서, 그녀는 스르르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햇살에 눈을 뜬 경희는 출근 준비를 서둘렀다. 그날 이후로 경희는 미니스커트에 밴드 스타킹만 한 채 출근했다.
나이트에서 수경에게 들킨 이후, 수경은 경희에게 노골적인 질문을 자주 던졌다.
휴게실에서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있는 경희에게 수경이 다가왔다.
“경희야, 오늘 우리 집에 놀러 올래?” “글쎄… 그런데 무슨 일로?” “그냥, 같이 피자나 해 먹자.” “그래. 나도 혼자 저녁 먹긴 싫으니까.”
수경의 집은 가락동 오피스텔이었다. 둘은 슈퍼에 들러 피자 재료와 술, 군것질거리를 사서 집으로 들어왔다.
수경의 방은 독특했다. 아기자기한 맛은 없고, 침대와 옷장, 작은 화장대뿐이었다. 거실엔 TV, 오디오, PC, 그리고 소파 대신 큰 방석이 놓여 있었다.
둘은 주방에서 수다를 떨며 피자를 만들고 먹었다. 술이 돌자 수경이 재미난 제안을 했다.
“경희야. 아직은 우리가 젊지만 서른이 넘어서면 지금이 그리울 때가 있겠지.” “근데?” “야, 우리 캠코더에 지금의 우리 모습을 담아보는 게 어떠니?”
경희는 머뭇거렸다. 수경은 캠코더를 꺼내와 경희에게 간단한 조작법을 알려주고 먼저 찍어달라고 했다.
수경은 무드 음악을 틀고 캠코더 앞에서 가볍게 몸을 흔들었다. 그러다 웃옷을 벗어 던지고, 브래지어까지 벗었다. 탐스러운 가슴이 조명 아래 육감적으로 드러났다.
수경은 스커트 지퍼를 내리고 팬티까지 벗어 던졌다. 그녀는 가랑이를 벌리고 손가락으로 자신의 음부를 애무하며 신음을 흘렸다.
“아…… 너무 좋아……”
경희도 점점 욕정에 빠져들었다. 수경은 갑자기 경희에게 다가와 입을 맞추었다. 경희는 입술을 열지는 않았지만, 강한 거부감은 없었다.
수경은 결국 욕실로 들어가 혼자 자위를 했다. “아…… 으음…… 아~~~~~~~~”
경희는 거실을 대충 치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샤워를 하고 벌거벗은 채 PC를 켜 메일을 확인했다.
[MASTER입니다. 늦었군요. 요즘 제 과제들은 잘 지켜가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많이 달라져 있겠군요. 내일은 당신의 달라진 모습을 보러 갈 겁니다. 당신도 제가 몹시 궁금할 겁니다. 그러나 아직 당신은 날 보면 안 됩니다. 자, 오늘의 과제입니다. 당신은 지금 침대에 누우면 곧 잠이 들 겁니다. 잠이 든 후, 당신은 깊은 잠 속에서 꿈을 꾸게 될 겁니다. 그 꿈속에서 당신은 복종을 배우게 될 겁니다. 복종심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느끼십시오.]
경희는 MASTER의 모습이 더욱 궁금해졌다. 하지만 아직은 볼 수 없다고 했다. ‘내일은 날 보러 온다고 했는데…’
그녀는 바로 침대에 누웠다. 취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의 마력 때문인지,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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