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발밑에서
그녀의 발밑에서
헤어졌다.
그렇게 끝이었다.
하지만 나는 끝나지 않았다. 끝나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개가 되고 싶었다. 혀봉사 도구도 아니고, 섹스 상대도 아니고 그저 그녀의 발밑에서 기어 다니는, 이름 없는 더러운 개가 되고 싶었다.
그녀에게 이미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걸 알았을 때도 그 사실이 나를 더 미치게 만들었다.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된 그녀의 발등에 이마를 대고 싶었다. 그녀가 다른 남자와 웃고 있을 때 나는 그녀의 구두 끝을 핥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쉬는 날이었다.
내가 먼저 문자를 보냈다. 아마도 또 무의미한 인사였을 거다. 그런데 그녀가 답장을 했다. 왠지 모르게.
몇 마디 오가다 내가 결국 입을 열었다.
나 : 나 그냥 아무것도 안 할게. 빨게 해달라고도 안 할게. 그냥 니 발 밑에서 기어다니게만 해줘.
엑스 : 자기가 진짜 개인줄 아나봐 ㅠ
나 : 응. 그냥 아무것도 안 해도 좋아. 그냥 니 무릎 아래에서 개처럼 무릎 꿇고만 있고 싶어.
아이폰 특유의 그 ‘…쓰고 있다’ 표시가 길게 이어졌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게 보였다. 그 시간이 왜 그렇게 길게 느껴졌는지. 내 침이 꼴깍꼴깍 넘어갔다.
엑스 : 지금 와.
나 : 지금?
엑스 : 싫어? 싫음 마.
나 : 어? 아니 그게 너무 갑작…
엑스 : 그럼 됐어. 이제 연락하지 마.
나 : 어? 아니… 어 갈게.
엑스 : 빨리 와.
나는 옷을 후다닥 입고 나왔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 걸어서 십여 분. 그 거리가 오늘은 천 리만 리였다가 또 한순간에 한 발짝이었다.
심장이 쫄깃쫄깃했다. 고무줄처럼 당겨졌다 풀렸다. 설렘인지 공포인지 모를 떨림이 아랫배까지 내려앉았다.
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거울 속 내 얼굴이 낯설었다. 흥분으로 벌게진 볼, 침 삼키는 목울대.
초인종을 눌렀다.
문이 열렸다.
그녀였다. 한 달? 두 달? 아무튼 오랜만이었다.
나시 차림에 반바지. 빨래를 널고 있었다.
“빨래 널어.”
“…어? 어…”
너무 어색했다. 전 여자친구였는데 갑자기 개 취급을 받으니 머리가 멍해졌다.
“아 됐어. 거의 다 했어.”
그녀는 빨래를 다 널고 와서 의자에 앉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녀가 내 얼굴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컴퓨터를 켰다.
‘…이건 방치인가.’
나는 그녀의 무릎 아래에 있었다. 그녀는 루즈한 옷차림으로 다리를 꼬고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나는 흥분으로 미칠 것 같았다. 헤어진 그녀의 집 안에 벌거벗은 채 무릎 꿇고 있는 나. 그 모든 상황이 나를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나 옷 벗을게.”
“응 벗어.”
너무 쿨했다. 전 남친인데 이렇게 쿨해도 되는 건가? 아니… 개라서 개무시하는 건가?
나는 하나씩 옷을 벗었다. 팬티까지 벗자 이미 단단해진 그것이 하늘을 향해 서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컴퓨터를 보고 있었다.
그때 그녀의 팔이 내 뒤에서 들어왔다. 겨드랑이 사이로 스며들어 내 것을 잡았다.
핸드잡이 시작되었다.
나는 신음이 터져 나왔다. 원래도 신음이 많은 편이라 더욱 창피했다.
그녀가 갑자기 멈췄다. 내 애액이 묻은 손을 내 몸에 닦았다. 그리고 다시 컴퓨터로 돌아갔다.
흥분의 정점에서 버려진 기분. 나는 그녀의 발밑으로 기어갔다.
바닥에 누워 천장을 보고 그녀의 두 발을 내 얼굴 위에 올렸다.
그녀의 발가락이 내 입안으로 들어왔다 뺐다. 나는 그 발을 핥았다. 더듬고 빨았다.
그녀는 컴퓨터를 하면서도 발가락으로 내 입을 유린했다.
“아 씨… 뭐 이래 안 돼.”
은행 결제가 안 되는 모양이었다.
나는 일부러 청개구리처럼 말했다.
“아 뭘 이렇게 못해. 내가 할게.”
그녀는 의외로 순순히 물러났다. 나는 은행 결제를 도와주었다.
일이 끝나자 그녀는 침대로 갔다. 바지와 팬티를 벗었다.
“와서 빨아…”
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곳을… 남자친구가 있는 전 여자친구의 그곳을…
“어? 진짜 빨아?”
“어. 싫어?”
“아니… 그게 아니라… 이래도 되나 싶어서… 남자친구도 있는데…”
“그러게 왜 아까 신음소리 내서 나 흥분시켜.”
“아니 그건 네가 만져주니까…”
“그니까 빨아. 어차피 너 개 한다며. 내가 딴 남자한테 이러는 것도 아니고 너 따위 개한테 이러는 건데 뭐 어때.”
나는 그녀의 그곳에 얼굴을 묻었다.
얼마 만에 다시 맛보는 그녀의 향. 혀를 대자마자 온몸이 떨렸다.
그녀의 음부와 내 혀가 하나가 되었다. 애액이 흘렀다. 나는 게걸스럽게 핥았다.
그러다 그녀가 말했다.
“넣어…”
나는 멈칫했다.
“아 그건 정말 아닌 거 같아.”
진심이었다. 삽입은 선을 넘는 것 같았다.
“왜? 빠는 건 되고 이건 안 돼? 넣어. 나 지금 흥분했는데 짱나게 하지 말고.”
나는 고민했다. 고민 끝에… 넣었다.
“아 씨발 좆나 좋아…”
그녀의 입에서 씨발이 나왔다. 그 말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개새끼.”
또 한 번.
“개새끼.”
나는 미쳤다.
하지만 양심이 발목을 잡았다. 나는 뺐다.
“왜 빼?”
그녀의 얼굴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아… 이건 진짜 아닌 거 같아.”
“아니… 이건 정말 너 남친한테 미안해서. 그래.”
“내가 괜찮다는데. 아니 뭐 이제 와서 뭐냐?”
그녀는 이미 한 번 절정에 올랐을 텐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더니 그녀가 손가락으로 까딱했다.
“맘마 먹으러 가자.”
골든이었다.
나는 흥분과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했다. 하지만 결국 따라갔다.
그녀는 변기에 앉아 소변을 보았다. 내 코 앞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오줌. 나는 입을 벌렸다.
“아… 시원해. 어 쌌네?”
나는 사정했다.
“그럼 빨리 뒷처리 해.”
나는 그녀의 그곳을 다시 빨았다. 오줌과 애액이 섞인 맛. 얼마 만의 골든이었다.
그녀는 물을 내렸다. 나는 여전히 핥았다.
“이따가 남친 만나기로 했으니까, 빨리 샤워하고 가.”
나는 샤워를 하고 나왔다.
그 뒤에도 몇 번 더 만났다. 그녀는 나를 개처럼 부렸다. 나는 그게 좋았다.
헤어졌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의 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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