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딸과 비 내리는 밤의 운명
첫사랑의 딸과 비 내리는 밤의 운명
어둠이 내린 초저녁, 철규는 늘 그랬듯 허름한 작은 카페 앞에 멈춰 섰다.
붉은 간판에 하얀 글씨로 ‘카페’라고 적힌 곳, 창문에는 핑크 바탕에 큼지막하게 ‘양주·맥주’라고 쓰여 있었다. 오래된 극장 문처럼 투박한 두꺼운 문을 밀고 들어서자 익숙한 공기가 그를 감쌌다.
“어머, 선생님 오셨어요?”
영희의 밝은 목소리가 반겼다. 철규는 가볍게 눈인사만 하고 늘 앉던 자리에 가서 반쯤 내려진 커튼을 젖히고 앉았다.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벽에 몸을 기댔다.
언제부턴가 이 카페에 올 때마다 영희를 보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 낯설지 않았다.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처럼 느껴졌다. 영희도 유난히 그에게 다정하게 굴었다.
오래된 스피커에선 낡은 뽕짝 가요가 흘러나왔다. 영희는 쟁반에 맥주 세 병과 마른 안주를 들고 와 철규 맞은편에 앉았다. 아직 풋풋한 얼굴에 싱글벙글 웃으며 맥주를 따라 건넸다.
철규는 단숨에 들이키고 빈 잔을 내밀었다. 영희는 다시 채워주었다.
“오늘 손님 없나 봐?”
“아직 초저녁이잖아요, 선생님. 게다가 7월이라… 다들 휴가 갔나 봐요. 딱 7월 들어서 손님이 뚝 끊겼어요.”
철규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고 맥주를 다시 들이켰다.
“선생님?”
“…응?”
“저도 한 잔 마셔도 돼요?”
철규는 자신이 마시던 잔에 맥주를 따라 건넸다.
“박양은 술 안 한다며…”
영희는 단숨에 비우고 손등으로 입가를 닦았다. 볼이 발그레해졌다.
철규가 담배를 물자 영희가 몸을 숙여 불을 붙여주었다. 깊게 파인 면티가 올라가며 풍만한 가슴골이 드러났다. 철규의 시선이 잠깐 머물렀다. 영희는 손으로 가슴을 가리며 살짝 웃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던 영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왜 항상 이 노래야?”
“이 노래요? 싫으세요? 다른 걸로 바꿔드릴까요?”
“아니… 그냥 궁금해서.”
“엄마가 좋아했어요…”
“엄마?”
“10년 전에… 가셨어요.”
철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괜한 걸 물어봤나 보군…”
“아니에요. 싫으시면 바꿔드릴게요?”
“그냥 들어.”
영희가 빈 잔을 채우려 하자 철규가 잔을 잡았다. 영희는 그대로 따라주었다.
“근데 선생님… 올해 몇이세요?”
“26살이라고 지난번에 말씀드렸잖아요…”
영희가 입을 가리고 웃었다.
“왜 제 나이가 그렇게 궁금하세요?”
“그냥… 26이면…”
철규는 씁쓸하게 웃으며 눈을 감았다. 영희는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선생님?”
“…응.”
“저… 싫으세요?”
“왜?”
“왜 항상 제가 옆에 앉는 것도 싫어하시죠?”
“허허… 그게 그렇게 궁금해?”
영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글쎄… 난 그냥 술 마시러 온 거야. 여자 보러 온 게 아니고… 그 정도로 하지 뭐.”
“호호… 그런 대답이 어디 있어요…”
“다른 사람들은 안 그런가 보지.”
“다른 분들은… 못 만져서 안달이죠…”
철규는 말없이 맥주를 들이켰다.
영희가 다시 술을 가져왔다.
“오늘 선생님 많이 마시는 거 아니에요?”
“몇 잔 안 마셨는데…”
영희가 턱을 괴고 철규를 바라보았다.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니요… 그냥… 선생님이 저를 계속 거부하시니까…”
“취했나 보군, 미스 박.”
“아니요… 저도 세 잔밖에 안 마셨어요. 근데 선생님?”
“…왜?”
“왜 아직도 혼자 사세요?”
철규는 천장을 바라보며 한참 침묵했다.
과거의 장면이 떠올랐다. 단칸방, 런닝 차림으로 책을 보던 철규. 문을 두드리며 들어온 여자.
“철규씨…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뭘?”
“엄마가 철규씨 좀 보자는데…”
“날… 왜?”
“몰라서 묻는 거야… 언제까지 이렇게 할 건지…”
철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몇 년만 기다리자고 했잖아!”
여자는 울먹였다.
“그럼… 배 속에 있는 애기는 어떡하고…”
철규는 굳었다.
“그래서 내가 몇 년만 기다리자고…”
철규는 담배를 피우며 밖으로 나갔다. 여자는 흐느꼈다.
“그래서요, 선생님?”
“…떠났어.”
“아기까지 있었는데… 헤어지셨어요?”
“그녀 어머니가 극렬히 반대했어. 가망 없는 공부 그만두고 회사나 다니라고… 결국 그녀는 떠났지. 외국으로 갔다는 말도 들었고… 난 그녀 어머니 앞에서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게 아니더라.”
철규는 담배를 깊이 빨았다.
“그럼… 그분은요?”
“글쎄… 20여 년 전 일이야.”
영희는 조용히 잔을 채웠다.
“결혼은요?”
“결혼…? 그녀가 떠난 뒤엔… 쉽게 다른 여자를 못 만났어. 애가 있었다는 사실이… 계속 마음에 걸렸나 봐.”
철규는 시계를 보았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일어나세요?”
“응… 늦었어.”
철규가 지갑을 꺼내 만 원짜리 몇 장을 건넸다.
“너무 많아요, 선생님.”
“그럼 다음 술값으로 계산하지 뭐. 외상도 하는 마당에 미리 내도 되지.”
영희가 웃었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철규는 그대로 비를 맞으며 걸으려 했다.
“선생님! 우산 없으시죠?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
“가게 봐야지…”
“손님도 없는데요… 어서 가요.”
영희가 우산을 씌워주고 팔짱을 꼈다. 철규 쪽으로 우산을 기울여 자신은 반쯤 비를 맞았다.
철규의 팔에 닿는 영희의 가슴. 그의 몸이 뜨거워졌다.
집 앞에 도착했다.
“여기예요.”
“같이 와줘서 고생했어. 어서 가.”
영희는 젖은 채로 서 있었다.
“비를 다 맞았잖아…”
“그냥요…”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철규가 망설이다 말했다.
“집에 들어와. 몸 말리고 가.”
영희의 눈이 반짝였다.
철문이 열리고 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갔다.
영희는 집 안을 보며 감탄했다.
“너무 깔끔해요… 정말 선생님 댁이에요?”
철규는 수건을 건넸다.
영희의 젖은 옷 때문에 가슴 윤곽이 드러났다.
“옷이 너무 젖었네… 내 옷 줄까.”
“아니요…”
철규가 하얀 면티를 가져왔다.
영희는 화장실에서 갈아입었다. 면티는 그녀에겐 너무 컸다. 소매는 팔꿈치까지, 밑단은 허벅지 중간까지 내려왔다.
거실로 나온 영희는 양팔을 벌렸다.
“헤헤… 너무 커서요… 못 보셨죠?”
철규는 따뜻한 차를 건넸다.
영희는 무릎 꿇고 앉아 마셨다.
갑자기 영희가 웃음을 터뜨렸다.
“왜?”
“선생님하고 이렇게 있는 게 우스워서요.”
철규는 헛기침을 했다.
“선생님?”
“…왜?”
“왜 저를 계속 거부하세요?”
철규는 대답 대신 천장을 보았다.
영희가 다가와 그의 무릎 앞에 앉았다. 턱을 괴고 올려다보았다.
철규는 어깨를 잡고 몸을 뒤로 뺐다.
“이러지 마.”
“왜요… 제가 싫으세요?”
“아니… 영희는 내가 누군지도 잘 모르잖아…”
“선생님도 저를 잘 모르시잖아요… 왜 거부하세요? 제가 술집 여자라서요…?”
철규의 가슴이 뜨끔했다.
그는 영희가 술집 여자라서 거부한 게 아니었다. 영희가 너무 그녀와 닮아서… 함부로 대하고 싶지 않았다.
“이러지 않아도 네 마음 알아. 이제 됐어.”
영희는 턱을 괴고 있던 무릎에 손톱으로 원을 그렸다. 철규의 본능이 살아났다.
“정말 제가 싫으세요?”
철규는 고개를 저었다.
영희의 손이 허벅지를 쓸어올렸다. 점점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철규는 손을 잡았지만, 영희는 그의 손을 빼고 바지춤에 손을 올렸다.
철규는 움찔했다.
영희는 천천히 손바닥을 움직였다. 철규의 몸이 꿈틀거렸다.
철규는 더 이상 막지 못하고 쇼파에 몸을 기댔다.
영희는 반바지를 내렸다. 철규의 자지가 팽창한 채 튀어나왔다.
영희는 한 손으로 불알을 잡고, 한 손으로 자지를 감았다.
입을 벌려 귀두를 물었다.
철규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영희는 머리를 위아래로 움직였다.
철규는 영희의 머리를 부드럽게 감쌌다.
영희는 철규의 목을 감싸 안고 보지를 자지에 맞춰 앉았다.
천천히 엉덩이를 들었다 내렸다.
철규의 면티를 벗어던지자 탐스러운 가슴이 출렁였다.
영희는 목을 뒤로 젖히며 신음했다.
철규는 가슴을 주무르며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영희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탁탁 소리와 함께 철규의 신음이 터졌다.
“헉… 헉… 선생님… 저 미워하지 않으실 거죠…”
“내가… 왜…”
“정말요… 헉… 엄마…”
철규는 순간 굳었다.
영희는 몸을 돌려 마주 보고 앉았다. 엉덩이를 들었다 내렸다.
철규는 그녀의 가슴에 입을 맞췄다.
“으… 나… 할 것 같아… 빼…”
“그냥… 하세요… 선생님…”
철규는 영희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두 사람의 신음이 멈췄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영희가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호호… 선생님…”
“응?”
“저 미워하지 않으실 거죠…”
철규는 그녀를 꼭 안았다.
영희는 철규의 반바지를 주워 들었다.
지갑이 떨어졌다.
영희가 지갑을 펼쳤다.
오래된 사진 한 장.
영희의 손이 떨렸다.
“선… 선생님… 왜 저희 엄마 사진을…”
철규의 숨이 멎었다.
“누… 누구… 엄마…”
“예… 왜 선생님이 저희 엄마 사진을…”
철규는 통곡했다.
영희도 바닥에 주저앉았다.
거실에 오래된 트로트가 힘없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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