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의 밤 첫 키스의 떨림
캠퍼스의 밤 첫 키스의 떨림
그와 나는 낯선 캠퍼스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가 이끄는 대로 따라오기는 했지만 가슴 한구석에 불안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그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임과 행복이 가득 차 있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조마조마한 걸까.
아직은 그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사방은 어둡고 띄엄띄엄 켜진 가로등만이 노란 빛으로 제 주위를 외롭게 밝히고 있었다.
멀리 후레시를 든 경비원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이 야심한 시간에 무슨 일이냐는 듯한 야유 섞인 표정.
아마 내 착각일 게다.
그와는 2년 만의 재회였다.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던 그 모습에 설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그 무렵 그를 볼 수 있는 일요일이 내게는 너무 소중했다.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던 건 그해 늦은 봄부터 겨울 끝자락까지가 전부였다.
그 기간 동안 그를 만나기 위해 교회에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내 머릿속은 온통 그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고2, 그가 고3 때의 일이다.
졸업한 그는 더 이상 교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 첫 여름방학이 찾아왔다.
변변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중 새로 생긴 호프집에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기타를 짊어 메고 들어오던 그를.
그 반가움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우리는 서로 제자리에 멈춘 채 눈만 동그랗게 뜨고 마주 서 있어야 했다.
그도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그를 만난 여름에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당시 나는 그다지 적극적인 성격도 아니었을 뿐더러 이 방면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었다.
그렇게 그냥 시간이 흘러버렸다.
경비원이 저만치 지나갔을 때 그는 내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무언가 대수롭지 않은 얘기를 몇 마디 나누다가 그의 손이 내 어깨 위로 올라왔다.
몸이 움찔했다.
괜스레 손목시계만 자꾸 훔쳐본다.
12시 30분.
집에서 기다리실 텐데... 아빠 얼굴이 떠오른다.
그의 얼굴이 내 얼굴을 향해 다가온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혀온다.
답답하다.
어떤 가슴 벅찬 느낌이 나를 에워싼다.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거의 다다랐을 때 나는 얼굴을 휙 돌렸다.
고의가 아니었다.
그냥...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을 뿐이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괜찮아~”
하면서 그가 내 얼굴을 돌린다.
뭐가 괜찮다는 건지.
그는 나를 다독거린다.
괜찮아. 내가 알아서 할게.
그런 느낌이었다.
“저기.. 저..”
우물쭈물... 뭐라고 말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당황한 내 입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는다.
무드럽고 말랑말랑한 느낌이다.
손이며 온몸이 떨려온다.
어떡해.. 어떡해..
그의 입이 살짝 벌어지더니 내 입술을 덮는다.
이내 그의 혀가 내 입을 파고든다.
(읍. 프렌치.. 키스..)
그의 혀가 내 입 안에서 겉돈다.
이상한 느낌이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시간이 궁금하다.
엄마 아빠의 걱정스러운 얼굴이 떠오른다.
기다리고 계실 텐데..
그의 혀가 내 혀 주위를 맴돌며 돌아다닌다.
그런데.. 그냥... 그의 혀가 돌아다니는 그 미끌한 느낌만 있을 뿐 정신은 그냥 멍하다.
큰 솜방망이로 한 대 얻어맞은 것 같다.
그렇게 한참을 있었던 것 같다.
서로의 얼굴이 마침내 떨어졌을 때.. 정말.. 휑한..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민망하기도 하고... 나만 그랬는지..
잠시 후.. 그는 나의 어깨를 포근히 감싸안은 채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이상하게도 많이, 아주 많이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키스는 무슨 느낌이었는지 얼얼하기만 한데 마음은 그에게 온전히 기대지는 것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