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의 메아리
화장실의 메아리
고등학교 시절의 그때는, 세상의 비밀을 훔쳐보는 듯한 스릴과 죄책감이 뒤섞인, 나의 은밀한 일상이 되었던 나날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게 시작된 건, 집 근처 사무실 건물의 그 한적한 화장실을 발견한 그날부터였고, 담배를 피우다 징계를 피할 은신처를 찾던 내가 우연히 알게 된 그 장소가 내 호기심의 문을 살짝 열었다. 삼성SDS 건물 근처였던 것 같은데, 기억이 흐릿하지만, 그곳은 이른 아침의 고요한 5~6층 건물 골목에 자리 잡은 화장실로, 학교 가는 길에 들르기 딱 좋은, 사람 없는 안식처였다. 그래서 내 일과는 학교로 향하는 길에 그곳에 들러 담배 한 대를 피우고, 때론 용변까지 보는 게 습관이 되었고, 그 익숙함이 나를 점점 더 대담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그 호기심이 묘하게 뒤틀리기 시작했는데, 바로 옆에 붙은 여자 화장실이었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없고, 동네 골목의 한적한 건물 화장실이라, 내 타락의 유혹에 안성맞춤처럼 느껴졌고, 그래서 용기를 내어 들어가 보았지만, 더러움은 똑같아서 실망했지만, 그 안에서 용변 보는 묘한 쾌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특히 앉아 있는데 옆 칸에서 여자분이 들어와 소변 보는 그 소리가, 신세계처럼 울려 퍼졌고, 독자라 여자 형제도 없고 남중 남고 출신인 나로선 호기심이 폭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 호기심은 나를 타락의 길로 인도하며, 결국 변기를 밟고 올라가 훔쳐보는 행위로 이어졌고, 수십 번의 그 짧은 모험에서 소변, 대변, 생리대 교체하는 장면, 심지어 잠자는 여자분까지 목격하며, 내 가슴은 죄책감과 흥분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그 중 대박은, 대변 보며 자기 것을 만지작거리는 여자분 – 정확히 자위인지 모르겠지만, 머리 뒤쪽 위에서 본 그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고, 훔쳐볼 때마다 죽죽 흐르는 땀이 내 피부를 적셨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말처럼, 어느 날 능숙히 여자 화장실로 잠입해 두 번째 칸에 들어가 변기에 올라 담배 피우며 기다리던 중, 여자분이 옆 칸에 들어와 소변 보는 소리가 들리자, 살금살금 몸을 일으켜 칸막이 넘어 고개를 들이미려던 그 순간, 그녀가 위를 딱 보고 있었다. 으아아아악! 그 괴성 같은 비명이 터지며, 그녀의 눈동자가 공포로 물든 게 보였고, 아마 내 소리가 났거나 이상해서 올려다본 순간 내 얼굴이 딱 들이민 타이밍이었을 터였다. 순간 미친 듯이 튀어나가 건물 밖으로 달려나왔고, 제 생에 가장 빠른 반응 속도 베스트 5 안에 들 만한 그 도주가 아직도 웃음이 나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오던 다른 여자분과 스치며 교복이 보인 게 더 공포였다. 며칠 동안 심장이 후들거렸고, 다행히 걸리지 않고 넘어갔지만, 그 이후로 다시는 그런 짓 안 하기로 다짐했다. 심장이 ㅎㄷㄷㄷ, 그 공포의 메아리가 아직도 가슴을 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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