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애보다 시장연애란 표현이 정확하지 않을까??
주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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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9
제도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연애를 하는 것이 자유연애인데, 실제로 요즘은 연애는 자유롭지도 않으며, 제도나 관습에서 벗어나지도 못한다.
외모, 학벌, 집안, 재산, 직장, 소득, 차량, 부동산, 나이, 온갖 조건을 따져가며 비슷한 '급'을 찾아 발품을 파는 모습이 이른바 자유연애라면, 사실 그것은 잘못된 표현이 아닐까?
조건을 이모저모 따져가며 흥정을 하고, 포장을 하는 모습은 거래와 닮아있다. 모두들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데 거리낌이 없고, 기술의 발달로 실시간으로 비교가 가능하다.
모두가 급을 나눠 평가하고 평가받는데 거리낌이 없으며, 인간을 규격화하여 상품처럼 다룬다.
그리고 그런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연애가 발생한다.
상황이 이렇다면 차라리 시장연애라고 부르는게 정확하지 않을까?
연애를 지나 결혼도 마찬가지다.
단지 리스계약이냐, 구매계약이냐의 차이일 뿐.
식장에서 하객들이 결혼 잘했네 못했네 평가하는 얘기들을 듣자면 거래를 얼마나 잘했느냐 못했느냐를 따지는 것 같다.
선자리 요청에 급이 안맞네 어쩌네 하는 소리를 들으면 마치 물건을 고르는 소비자의 모습같다.
이 글을 작성하는 나 또한 마찬가지다. 나이를 보고, 외모를 보며, 성격을 따진다.
이것이 좋다 나쁘다라는 가치판단을 얘기하고 싶은게 아니다.
우리가 이것을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지 사실관계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이다.
진정 오늘날 이뤄지는 자유연애라는 것이, 신분제를 뛰어넘어 자유로운 연애와 결혼을 이뤄내는 자유의 승리인가?
아니면 인간을 규격화, 상품화 하여 스스로 사고파는, 선천적인 특성에 의해 가격이 정해지는, 자유를 박탈당한 인격모독의 현장인가?
오늘도 시장 구석에 쳐박힌 돈키호테 인형은 생각한다.
나는 진열되고 싶지 않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