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적' 6년 만에 부활…2022 국방백서 발간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적' 6년 만에 부활…2022 국방백서 발간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김지헌 기자 =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우리의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6년 만에 부활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한국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에만 15차례나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고 34일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국방부는 북한 위협의 실체와 엄중함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기술한 '2022 국방백서'를 16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국방백서는 이번이 1967년 이후 25회째로,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처음으로 발간됐다.
2022 국방백서는 북한에 대해 "북한은 2021년 개정된 노동당규약 전문에 한반도 전역의 공산주의화를 명시하고, 2022년 12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우리를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였으며 핵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고 있기 때문에,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고 밝혔다.
북한 정권 또는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한 것은 2016 국방백서 이후 6년 만이다.
국방부는 적 표기 부활에 대해 "북한의 대남 전략, 우리를 적으로 규정한 사례, 지속적인 핵전력 고도화, 군사적 위협과 도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백서의 적 또는 주적(主敵) 개념은 발간 당시 정부의 대북 안보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주적 개념은 지난 1994년 남북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북측 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을 계기로 1995년 국방백서에 처음 명기돼 2000년까지 유지됐다.
이후 남북 화해 무드가 형성되면서 2004년 국방백서부터 '적' 대신 '직접적 군사위협' 등의 표현으로 바뀌었고,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에도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그해 발간된 백서에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이 재등장했고 박근혜 정권까지 유지됐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2018년과 2020년 국방백서에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사라지고,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문구로 대체됐다.
이어 윤석열 정부 첫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 또는 북한군은 우리의 적' 표현이 되살아난 것이다.
아울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호칭도 기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서 '김정은'으로 바꿔, 직책을 뺐다. 북한이 우리 대통령을 지칭하는 표현이나 대남 행동을 고려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이번 국방백서는 또 2년 전 백서 일반부록에서 9·19 군사합의 합의서('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삭제하는 대신 '북한의 9·19 군사합의 주요 위반사례'를 일반부록에 싣고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한 현실을 부각했다.
2년 전 국방백서에선 북한이 "접경 지·해역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 조치 이행 등 전반적으로 9·19 군사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평가했었는데, 시각이 달라진 것이다.
2022 국방백서는 2020년까지 북한의 주요 위반은 2회였지만 작년 한 해만 무려 15회(일)에 걸쳐 위반했다는 기록을 제시하면서 "해상완충구역 내 포사격 및 NLL(북방한계선) 이남으로 미사일 발사, 무인기 침범 등 9·19 군사합의의 상호 적대행위 중지조치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